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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식량 인플레 덮치나…천정부지 국제곡물價에 정부 '예의주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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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식량 인플레 덮치나…천정부지 국제곡물價에 정부 '예의주시'

CTCBIO 2021. 2. 9. 21:25

조선비즈 세종=최효정 기자

 

입력 2021.02.03 06:00

 


세계 곡물가격 급등세에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코로나 사태로 공급망 훼손·기후변화에 따른 작황 불황
세계기구 ‘식량위기’ 경고에 정부도 예의주시

 


새해부터 장바구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가격은 폭설과 한파 등 영향으로 11.2% 상승했고, 국내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축산물 가격은 11.5%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p) 끌어올렸다. 

상승폭은 2014년 6월(12.6%) 이후 최고치다.

 


장바구니 물가 불안은 한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달에는 식품 물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파와 폭설 등 기후요인으로 작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두나 밀 등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고 있어 빵이나 과자 등의 공산품 물가도 차례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밀·대두 등은 기준가격인 국제 선물시장 거래가가 최근 2013~2014년 이래 최고가를 매달 경신하고 있다. 식량자급률이 낮은 한국에서는 충격이 더 클 수 있다



일각에서는 농수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곡물가격 상승에 설상가상으로 한파와 폭설, AI 유행 등 국내 악재가 덮치면서 연초들어 장바구니 물가는 벌써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설 명절로 늘어날 수요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세계적 기후 이상에 코로나發 공급난…국제곡물가 연일 사상 최고치


세계 식량값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식량 공급망이 훼손되고, 전세계적인 기후변화 영향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미국 옥수수 선물 3월물 가격(부셸 당 5.5405달러)이 1% 넘게 오르며 2013년 6월(부셸당 5.5575달러) 이후 최고치에 육박했다. 

옥수수 선물가격은 전년대비 42% 올랐고, 대두, 소맥, 팜유, 원당 가격도 각각 53%, 18%, 28%, 9%씩 상승했다. 

가뭄 등 주요 수출국의 이상 기후와 중국의 수요 상승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오름세다.

국내 농축수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작황 부진의 여파에 이어 한파 등 영향으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했고, 쌀 등은 재배면적이 줄어들며 구조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여기에 AI(조류인플루엔자) 유행까지 겹치며 계란과 닭고기, 대체수요인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도 급등 중이다.

세계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우선 이례적인 기후 변화에 따른 수급 불균형에서 기인한다. 

지난해 지구를 덮친 기록적인 더위로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등 주요 식량산지 곳곳에선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났다. 

이때문에 쌀과 밀 등 주요 작물은 큰 작황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인력난과 수송난도 식량 공급망을 훼손했다. 

세계 각국에서 재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주요 생산국 농가엔 계절노동자가 크게 줄었다. 

각국간 물류 비용은 크게 늘었다. 일부는 이동이 어려워져 아예 판로가 깨졌다.

주요국들의 식량 보호주의 움직임도 곡류 가격을 올리고 있다. 

최근 밀 가격 상승세의 직접 요인 중 하나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의 수출 억제 조치다. 

러시아는 자국 내 밀 공급량이 줄자 수출 억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의 ASF(아프리카 돼지 열병) 유행으로 대두와 옥수수 등 사료용 곡물 수요가 늘어난 점도 작용한다.


◇ FAO "식량 인플레이션은 현실"…기재부 "생활물가 ‘예의주시’"


세계기구 등은 식량난을 경고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2021년은 코로나19보다 무서운 기근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 인플레이션’은 이제 현실"이라며 "식량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급망 문제는 단기간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라서다.

이는 국내 식품물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국은 식량 자급률이 낮은 편이라 국제 식량원자재 가격 동향이 상당한 영향을 준다. 

밀의 경우엔 소비량 거의 전부를 수입에 의존한다. 

또 대두와 옥수수 등 사료 원료곡 가격이 높아지면 돼지고기 등 육류 가격이 오른다. 

밀 가격이 장기간 오르면 제분업체가 소맥분 가격을 올리고, 식품기업은 라면·빵·과자 등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 곡물 가격 급등과 기후 요인과 AI 유행 등에 따른 국내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오는 설을 앞두고 민생 대책으로 16대 성수품 공급 확대 등을 계획하고, AI로 수급 문제를 겪는 달걀도 해외수입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계 곡물가격 상승, 국내 농수산물 가격 상승 등 생활물가 상승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오는 3월 세계 밀 등 곡물 파종시기에 수요 확대에 따라 파종량이 대폭 늘어나면 중장기적으로는 수급에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설 등에 맞춰 공급 확대 정책을 펼치는 등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정책으로 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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